[앵커멘트]
칠곡군의 한 병설학교 학부모들이
중학교와 고등학교를 분리해야 한다고
주장하고 있습니다.
학생들의 학습권과 편의를 보장하려면
두 학교를 분리해야 한다는 건데요.
경북교육청은 학생 수가 줄어드는 추세에
병설학교를 섣불리 분리할 수 없다는
완강한 뜻을 내비쳤습니다.
전보근 기자가 보도합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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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리포트]
운동장을 사이에 두고
중학교와 고등학교가
마주 보는 한 병설학교.
지난해 초까지 중학생들은
음악과 과학 등 일부 수업을
고등학교 건물에서 들어왔습니다.
시설을 함께 쓰는 데다
교장 1명이 두 학교를 운영하다 보니
중학생들은 고등학교 학사일정을
따라갈 수밖에 없었습니다.
[이순상 / 순심여자고등학교 운영위원장 : 고등학교 수업에 맞춰 50분 수업을 하고 방학도 여름방학은 2주밖에 하지 못하는 부분들로 중학교 학생들이 많은 피해를 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.]
학교 측은 지난해 4월
중학교 건물을 증축해
교육시설은 나눴지만
여전히 학사일정은
고등학교에 맞춰져 있습니다.
병설학교 예산과 인력으로는
중·고교를 따로 운영할 수 없었고
단설화를 추진했지만
분리 기준을 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.
병설학교를 단설로 분리하려면
각 학교가 12학급 이상이거나
두 학교 총 학급수가
30학급 이상이 돼야 합니다.
하지만 현재 해당 학교는
중학교 9학급, 고등학교 19학급,
총 28학급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.
학부모와 학교 측은
15년 전 세워진 기준을
시대에 맞게 바꿔야 한다고 주장합니다.
[이순상 / 순심여자고등학교 운영위원장 : 오래된 규정에 얽매여서 현실 행정에 맞지 않으며 이런 부분도 과감히 철폐하고 현실에 맞는 교육 행정을 펼쳐줬으면 하는 게 저희들의 바람이고요.]
경북교육청은 기준을 바꿀 수 없다고 말합니다.
병설학교 한 곳을 단설학교 두 곳으로
분리했을 때 추가되는 인건비 등 예산과
다른 학교와의 형평성 등
고려해야 할 점들이 많다는 겁니다.
[경북교육청 관계자(음성변조) : 늘어나는 건 교장하고 행정실 직원이 늘어나고 교사 수는 안 늘어나요. 교사 수는 학급수에 의해 움직이기 때문에 교사 수는 그대로고 실제로 관리자들 수가 늘어나는 거죠.]
학생 수가 줄어들면서
작은 학교들을 통합하는 추세에
일부 병설학교에선 분리를 요구하는 상황.
기형적 인구 구조에 교육 환경도 크게 바뀌면서
교육 당국을 비롯한 학부모와 일선 학교까지
고심이 깊어지고 있습니다.
HCN NEWS 전보근입니다.